하늘재아리랑/이창식
하늘재(峙) 알토란 터전
한가위 달 떠오르자 번지는 반가사유상 미소,
자리한 영가(靈駕), 다들 미소 넉넉하다.
마꼬보살 부부,
공양하는 두 손 모아서 더욱 대보름달 닮다.
사연 실타래 풀어주고 웃고
저마다 파란의 뒤안길 닦아주고 웃으며
다라니 구음(口音)에 가을벌레도 불성 입다.
과일 익어 차례성찬
올벼 익어 보름송편
잔 올리는 두 손 지극하여서 무척 환하다.
하늘재(齋) 성전에는 떠나서부터 가을부처 되다.
저마다 부처길 시조경(時調經)을 읽다.
오늘도 더도덜도 말고서 그냥 놀아
어제도 가물가물 하듯이 그냥 잊어
내일도 마냥 웃다가 공들이며 그냥 가.